🎥 서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우리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까?
누구나 한 번쯤은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습니다. 실수했던 말, 놓쳤던 기회,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은 그런 평범한 후회를 다정하게 어루만지며, 시간이라는 선물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입니다.
영국의 로맨틱 코미디 장인 리처드 커티스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 사랑과 가족, 일상과 선택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유쾌하면서도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단순한 타임루프 이야기나 로맨틱 판타지를 넘어섭니다.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인문학적 사유를 품고 있으며, '시간의 주권을 가진 존재가 과연 행복할 수 있는가'라는 철학적 딜레마를 담고 있죠. 이번 리뷰에서는 『어바웃 타임』을 세 가지 관점—시간과 선택의 윤리, 일상의 재발견, 그리고 죽음과의 화해—으로 나누어 살펴보며, 이 영화가 왜 삶에 대해 깊은 통찰을 주는 작품인지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
본론
⏳ 1.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 행복을 보장할까?
팀이 마주한 ‘시간여행’의 능력은 모든 이들의 환상이 현실이 되는 장치입니다. 하지만 이 능력이 그의 삶을 완벽하게 만들어주지는 않습니다. 그는 중요한 순간마다 과거로 돌아가 실수를 수정하고 기회를 다시 잡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깨닫게 됩니다. 행복은 실수를 없앤 삶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품은 삶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처음엔 연애의 성공을 위해 시간여행을 이용합니다. 데이트 타이밍을 고치고, 어색했던 말들을 바꾸며 이상적인 관계를 만들어가죠. 그러나 아이가 태어난 후, 시간여행의 한계가 드러납니다. 과거로 돌아가면 다른 아이가 태어날 수 있기에, 그 순간부터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게 됩니다. 이 제한은 마치 우리 인생의 '한 방향성'을 상징하는데요, 그때부터 그는 삶의 순간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갑니다.
이 흐름은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말한 "우리는 선택할 자유가 있지만, 선택의 결과로부터는 도망칠 수 없다"는 말과도 연결됩니다. 선택을 되돌릴 수 있는 능력보다, 선택한 삶을 진실하게 살아내는 태도가 진정한 성숙임을 영화는 보여줍니다.
🎯 ‘되돌릴 수 있음’보다 중요한 것은 ‘다시 반복하고 싶을 만큼의 하루를 사는 것’입니다. 영화는 이를 따뜻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냅니다. 우리가 과거를 되돌릴 수는 없어도, 현재를 선택하는 방식은 매 순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팀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시간여행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는 것도 바로 그 이유입니다. 그는 결국, 시간을 지배하기보다 시간을 존중하는 사람이 되어갑니다.
🏠 2. 일상의 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여정
팀은 처음엔 시간여행 능력을 통해 크고 작은 문제를 해결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일상’ 그 자체가 주는 감동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에서 하루를 두 번 살아보며 얻는 통찰은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줍니다. 처음엔 지루하고 성가시게 느껴졌던 일들이, 두 번째로 경험할 때는 따뜻하고 소중하게 다가오죠.
예를 들어, 붐비는 지하철에서의 짜증스러운 순간도 다시 경험할 때는 음악을 듣거나 주변 사람의 미소에 눈길을 주며 여유를 느끼게 됩니다. 아이의 장난스러운 말 한마디, 아내의 잔소리조차도 처음엔 그냥 흘려듣던 것들이지만, 다시 경험하면 그것이 사랑의 표현임을 알게 되는 거죠. 이러한 묘사는 우리가 매일 놓치고 사는 사소한 감정들에 대한 일종의 경고이자 초대장입니다.
철학자 마르틴 부버의 말처럼, "인간은 '그것'이 아닌 '너'로 만나는 순간 진정한 삶을 경험한다"고 했습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너’의 순간, 즉 살아 숨 쉬는 타자와의 만남을 조명합니다. 팀이 일상을 진심으로 살아가려 할수록, 그는 자신이 놓치고 있던 행복의 본질을 비로소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시선은 현대인의 바쁜 삶에 따뜻한 조언을 건넵니다. 우리는 종종 결과 중심적으로 하루를 소비하지만, 하루의 ‘질’은 그 안에서 얼마나 인간적인 순간들을 경험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팀의 변화는 관객에게도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오늘의 하루를 ‘기록용’이 아닌 ‘기억용’으로 살았는가?
💔 3. 죽음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는 것
이 영화의 마지막 메시지는 ‘죽음의 수용’에 관한 것입니다. 팀의 아버지는 시간이 지나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죽음은 절망이나 두려움이 아닌, 따뜻한 작별의 방식으로 그려집니다. 팀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만나러 과거로 돌아가고, 그곳에서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바닷가를 걷습니다. 이 장면은 강렬한 감정적 여운을 남깁니다.
여기에는 인생의 유한성을 인정하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헛되이 사는 삶을 두려워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팀의 아버지는 그런 삶을 살아온 인물입니다. 그는 시간여행 능력을 사용하되, 그것에 집착하지 않았고, 매 순간을 성실히 살아냈습니다. 그는 자신이 가진 ‘시간의 특권’을 남용하지 않고, ‘삶의 품격’으로 전환시켰습니다.
팀이 결국 그를 따라 시간여행을 포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그는 아버지를 통해 삶이란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임을 배우고, 비로소 진짜 어른이 됩니다. 죽음을 피하기 위해 시간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죽음이 있기에 삶이 더욱 의미 있음을 인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태도는 동양의 불교적 관점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불교에서는 '무상(無常)'을 삶의 본질로 보며, 모든 것이 흘러가기에 매 순간을 충만하게 살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영화는 이러한 통찰을 관객이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유도합니다.
결국, 『어바웃 타임』은 죽음을 막으려는 영화가 아니라, 죽음을 받아들이며 더 풍요롭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영화입니다. 이 아름다운 태도는 우리가 인생의 마지막까지 평온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깊은 철학적 울림을 줍니다
🍀 결론: 시간을 지배하기보다, 시간을 사랑하라
『어바웃 타임』은 단지 시간여행이라는 소재를 이용해 유쾌한 사랑 이야기를 그린 영화가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더 깊은 주제들—불완전한 인생, 유한한 시간, 그리고 소중한 관계—를 따뜻하고 담백하게 풀어낸 작품입니다.
우리는 시간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팀처럼 하루를 사랑하고, 실수도 감싸 안으며, 때로는 이별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운다면, 그 자체로 충분히 아름다운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영화를 다 본 뒤, 어느샌가 곁에 있는 사람들의 얼굴이 더 소중해 보이고, 지금 이 순간이 감사하게 느껴졌다면, 이미 이 영화는 관객의 마음에 깊은 울림을 남긴 셈입니다.
📣 당신의 ‘오늘’은 어떤가요?
혹시 오늘이 그저 그런 하루였다고 느끼셨나요?
그렇다면 『어바웃 타임』을 통해 다시 한 번 이 하루를 되돌아보세요.
시간은 되돌릴 수 없지만, 지금 이 순간을 새롭게 바라보는 건 우리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 이 영화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조용한 밤에 한 번 감상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 그리고 이미 봤다면, 오늘 하루를 두 번 살아보는 마음으로 곁에 있는 사람에게 다정한 인사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 지금 당신 곁에 있는 '평범한 순간들'이 사실은 가장 찬란한 시간일지 모릅니다.
당신의 하루가 더 깊고 따뜻해지기를 응원합니다.